2박 3일 일정으로 경기도 양평을 다녀왔다.
원래는 소노벨 양평에서 쉬다 올 생각이었는데 함께 간 일행 중 양평 출신이 있어 자연스럽게 계곡 투어가 시작됐다.
첫날은 사나사계곡, 둘째 날은 용문계곡, 마지막 날은 중원계곡까지
의도하고 간 건 아니었지만 양평을 대표하는 계곡 세 곳을 모두 둘러보는 재미있는 여름 여행이 되었다.
세 곳을 직접 다녀온 입장에서 각각의 분위기가 예상보다 뚜렷하게 달랐던 장단점을 비교해서 소개한다.
아는 사람만 찾는다는 사나사계곡
소노벨 양평에 짐을 풀고 사나사계곡으로 향했다.
소노벨 양평 라운지 소개도에도 나와 있긴 했지만 이름 자체가 낯선 계곡이었다.
양평 출신으로 "양평 하면 계곡이지"를 외치던 일행 말로는 사나사계곡은 아는 사람만 찾고 가본 사람만 간다고 한다.
직접 가보니 왜 그렇게 소개하는지 알 수 있었다.


유명한 관광지형 계곡은 아니고 주차장을 검색하고 가다 보면 민가의 좁은 시골길로 한참을 올라가야 한다.
운전이 서툴거나 자신 없는 분들에게는 권하기 조심스러운 도로 사정이다.
이름은 낯설어도 계곡 자체는 아담하니 좋다.
사람 많고 복잡한 곳을 싫어한다면 더운 여름날 하루 시원한 계곡물에 몸을 맡기고 오기 좋은 곳이다.
[사나사계곡 실용 정보]
- 주차: 별도 주차 공간이 넉넉하지 않아 사나사계곡 공용주차장 이용을 권장. 주말 혼잡 시에는 공용주차장에 대고 도보로 약 1km 올라가야 하는 경우도 있다.
- 팁: 물놀이 후 식사할 계획이라면 계곡 인근 백숙집(닭백숙 등)을 미리 검색해 그쪽 주차장을 이용하는 것도 방법.
- 분위기: 관광지형보다는 한적한 계곡에 가까움.
천년 은행나무가 있는 용문사 용문계곡
양평에서 가장 인기 좋은 용문사 용문계곡이다.
20년 전쯤 아내와 함께 왔던 적이 있는데 다시 가보니 입구부터 정비가 확실히 잘 되어 있다는 느낌이 강했다.
주차 후 조금만 올라가면 잘 조성된 입구 광장이 나오고 그 안쪽으로 용문계곡 초입이 이어진다.
수심이 얕은 편이라 어린아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 방문객이 유독 많았다.



20년 전과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계곡을 따라 데크길이 잘 조성됐다는 것.
예전엔 차도와 인도 구분이 애매했던 기억인데 지금은 계곡 사이사이로 사람만 다닐 수 있는 데크길이 깔끔하게 정비되어 있었다.
한여름인데도 이 길을 따라 걸으니 더위가 한결 덜했다.
이렇게 20~30분 정도 오르면 천 년 넘은 세월을 품은 아름드리 은행나무가 나온다.


나무를 보고 용문사 경내를 한 바퀴 돌아본 후 내려오는 길에 계곡물에 잠시 발을 담가봤다.
물이 맑고 수심도 깊지 않아 중원계곡보다 가족 단위 방문객이 확실히 많은 편이었다.
[용문계곡 실용 정보]
- 입장료: 문화재관람료가 폐지되어 무료.
- 주차료: 종일 3,000원 수준.
- 접근성: 세 곳 중 가장 정비가 잘 되어 있고 데크길이 있어 어린아이 동반 가족에게 적합. 다만 여름 성수기 주말엔 주차장이 빨리 차니 오전 일찍 도착하는 편이 낫다.
소노벨로 돌아와 맞은편 장어집에서 저녁을 먹고 2일 차를 마무리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중원계곡
마지막 날은 아침 일찍 중원폭포로 유명한 중원계곡으로 향했다.
안내도상으로는 용문계곡과 가까워 보였는데 실제로는 산을 하나 넘어야 하는 완전히 다른 곳이었다.
이번 여행에서 들른 세 곳 중 개인적인 원픽은 단연 중원계곡이다.
주차장이 좁고 올라가는 길이 용문계곡보다 조금 힘들다는 단점은 있지만 세 곳 중 가장 '계곡다운' 느낌을 주는 곳이었다.
수심도 구간마다 제각각이라 아이들이 놀기 좋은 구간, 젊은 사람들이 놀기 좋은 구간, 중장년층이 가볍게 쉬어가기 좋은 구간까지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었다.
30분 정도 올라가니 중원폭포가 나타났다.


기대했던 만큼 웅장한 폭포는 아니었고, 아담하고 예쁜 사이즈였다.
한여름에 쏟아지는 폭포 물소리를 듣는 청량감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폭포 바로 아래까지만 물놀이가 가능하고 그 위쪽은 관리인이 통제하고 있었다.
물놀이 구간 중 제일 상단 지점에서 몸을 담갔는데 한여름인데도 온몸이 오그라들 정도로 시원했다.


30분 정도 몸을 식힌 후 옷과 몸을 대충 말리고 젖은 채로 하산했다.
중원계곡 초입에 펜션이 하나 있었는데,가족 단위로 오기에 최적의 위치로 보여서 내년 여름엔 꼭 예약해서 와보기로 했다.
[중원계곡 실용 정보]
- 입장료/주차료: 별도 요금 없음.
- 접근성: 용문계곡보다 주차 공간이 좁고 오르는 길도 조금 힘든 편. 다만 구간별로 수심이 다양해 연령대별로 즐기기 좋다.
양평 계곡, 여름철 여행 팁
양평의 계곡들은 각자 뚜렷한 개성이 있었다. 개인적인 순위를 매기자면 중원계곡 1위, 용문계곡 2위, 사나사계곡 3위다.
- 용문계곡: 접근성과 정비 상태가 좋아 가족 단위나 첫 방문객에게 추천
- 중원계곡: 계곡 본연의 느낌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곳
- 사나사계곡: 한적함을 원하는 분들에게 어울리는 곳
세 곳 모두에서 공통적으로 아쉬웠던 건 제대로 된 장비 없이 갔다는 점이었다.
특히 캠핑의자 하나만 있었어도 물놀이 후 잠깐 앉아 쉬기 훨씬 편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다음에 양평 계곡을 다시 찾을 땐 간단한 좌식 장비 정도는 챙겨서 좀 더 여유롭게 즐겨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