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강원도는 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매우 아름다운 지역입니다. 바다와 경포호로 대변되는 강릉과 바다와 설악산으로 대변되는 속초가 대표적인 명소이지요. 그러나 또 한 곳 내륙 강원도를 대표하는 도시 춘천 역시 예로부터 물과 낭만의 도시로 불려 왔습니다. 북한강과 소양강이 도시를 감싸고 흐르며 매년 수많은 관광객이 닭갈비 골목과 낭만적인 호반길을 찾아옵니다. 저는 지금 대한민국의 문화예술회관들을 찾아 소개하고 있습니다. 춘천이 단순한 관광도시를 넘어선 문화예술 도시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시 차원에서 체계적인 문화 인프라를 구축해 온 1990년대 이후의 일이라고 합니다. 그 중심에는 오늘 소개할 춘천문화예술회관이 있습니다. 젊은 날 연인과의 데이트 코스로 자주 찾았던 춘천을 중년이 된 오늘은 문화예술 공간을 찾아 떠나 봅니다.
춘천문화예술회관의 개관 역사
춘천문화예술회관은 1990년 6월 개관 이래 지금까지 35년이 넘는 세월 동안 춘천시민과 함께 숨 쉬며 강원도 문화예술의 역사와 함께 성장해온 대표적인 공연시설입니다. 개관 당시만 해도 지역에 수준 높은 공연을 상시로 올릴 수 있는 공연장이 거의 없어 시민들의 문화 향유 기회는 제한적이었습니다. 춘천시는 이러한 현실을 극복하고자 도시 중심에 예술회관을 설립하여 누구나 예술을 가까이에서 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자 했답니다. 지금은 시립예술단체의 본거지이자 연간 수십 건 이상의 기획공연과 지역 커뮤니티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춘천 문화의 심장부로 자리 잡았습니다.
시설 개요 및 공연환경
춘천문화예술회관은 약 900석 규모의 대공연장을 중심으로 설계된 중대형 복합문화공간으로 전문 공연을 위한 무대 시스템, 조명, 음향 설비를 두루 갖춘 강원도 대표 공연장 중 하나입니다. 클래식 음악회, 전통 국악, 현대 무용, 대형 뮤지컬, 연극, 오페라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유연하게 소화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어 수도권을 포함한 전국 유수의 예술단체들이 이곳을 주요 공연 무대로 삼고 있습니다. 공연장의 무대는 프로시니엄 아치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오케스트라 피트가 상시 설치되어 있어 오페라, 발레, 합창 등의 공연에서 생생한 생음악과 무대 퍼포먼스가 완벽히 어우러지는 연출이 가능합니다. 무대 깊이와 폭, 그리고 상부 플라이시스템까지 완비되어 있어 무대 전환과 장치 운용도 유연하게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조명은 최신 LED 및 무빙라이트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으며 음향 역시 디지털 믹싱 콘솔과 서라운드 시스템을 통해 관객이 어디에 앉더라도 균형 잡힌 음향을 경험할 수 있도록 세심히 설계되어 있습니다. 관객석은 약간의 곡선을 둔 계단식 구조로 구성되어 있어 무대 전체가 잘 보이는 시야각과 음향 분산 효과를 고려한 좌석 배치가 큰 장점입니다. 장애인과 노약자 관람을 고려한 휠체어 전용 좌석과 경사로, 그리고 좌석 사이 여유 공간도 확보되어 있어 관람객의 편의성과 접근성 면에서도 수준 높은 시설을 자랑합니다. 대공연장 외에도 회관에는 소규모 전시와 리허설, 시민 참여 프로그램 등을 위한 부속 공간들이 다양하게 마련되어 있습니다. 전시실은 지역 작가와 예술동아리 전시회가 정기적으로 열리는 공간으로 활용되며 분장실과 연습실, 세미나실은 공연 단체와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 운영에 적극 활용되고 있습니다. 또한, 야외공연장은 계절에 따라 소규모 버스킹, 문화행사, 지역축제 연계 프로그램 등이 열리며 실내와 야외를 넘나드는 복합형 문화 공간으로의 가능성을 확장시키고 있습니다.
춘천 방문시 함께 둘러볼 곳
전국의 문화예술공연장 중심의 소개글을 쓰고 있지만 춘천에 이르러서는 그 외적인 정보들을 나누고자 합니다. 제가 사랑했던 물의 도시 춘천에 대해서는 좀 다른 시각을 추가해 보고 싶기 때문입니다. 춘천문화예술회관이 자리한 춘천은 단순히 강원도의 행정 중심지가 아니라 사계절의 감성을 담은 대표적인 관광 도시이기도 합니다. 북한강과 소양강이 도시를 가로지르며 곳곳에 물길을 따라 펼쳐진 산책로와 자전거 도로는 일상 속 여유를 선물합니다. 특히 문화예술회관 인근에는 춘천시청, 시립도서관, 미술관, 공원 등이 가까이 밀집해 있어 공연을 관람한 후에도 천천히 도심을 거닐며 하루를 마무리하기에 참 좋은 동선입니다. 춘천을 대표하는 관광지로는 소양강댐과 소양강스카이워크, 공지천호수공원, 청춘양떼목장, 남이섬, 제이드가든 등이 있고 계절마다 다른 얼굴을 보여주는 춘천호반길은 드라이브와 산책 코스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구도심을 재생한 육림고개 청년몰과 감성 카페거리, 수변 마켓 등이 SNS를 통해 입소문을 타면서 젊은 여행자들의 새로운 성지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춘천문화예술회관의 안내글이지만 춘천은 특히 문화와 여행을 함께 즐기고자 하는 관객에게는 매우 매력적인 선택지입니다. 낮에는 자연을 만끽하고 저녁에는 문화예술회관에서 수준 높은 공연을 관람하며 하루를 마무리하는 감성 여행 코스로 손색이 없습니다. 춘천문화예술회관은 이처럼 춘천이라는 도시의 감성을 더해주는 거점이자 예술과 여행이 만나는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주는 곳이라 확신합니다.